공지사항

올해 3분기 정유업계 호실적 공신 중 하나는 윤활제품이었다. 공장 가동률이 100% 안팎을 기록했는데 이는 정유 공정 가동률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4대 정유사 모두 본업보다 부업에서 성황을 이룬 셈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OIL의 올해 1~3분기 윤활부문 윤활제품의 공장 가동률은 100%였다. 생산량은 1219만9000배럴이다. 윤활제품 항목에는 윤활유와 윤활기유가 모두 포함되나 기유 비중이 월등히 더 높다. 윤활기유는 윤활유의 원재료다. S-OIL은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2조원을 넘길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는데 특히 윤활기유 사업이 실적에 톡톡한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 3분기 S-OIL 윤활기유 영업이익률은 무려 40.6%에 달했고 이 부문에서만 영업이익이 2888억원을 기록해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시장 호황에 힘입어 윤활기유 공장을 풀가동시킨 것은 다른 정유사도 마찬가지다.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 사업 자회사 SK루브리컨츠는 올해 3분기 윤활기유 공장 가동률이 99%에 달했다. 생산량만 1234만6994배럴이었다. 윤활유 공장 가동률도 100%로 생산량은 95만9730배럴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올해 3분기 윤활유에서만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3293억원으로 전체의 절반을 넘겼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는 윤활기유 공장 가동률이 아예 100%를 넘었다. 정상 생산능력을 초과해 물량을 만들었다는 뜻인데 그만큼 주문량이 밀려 들었단 뜻이다. GS칼텍스는 올해 3분기 윤활기유 가동률이 103%라고 밝혔고 현대오일뱅크는 1~3분기 윤활기유 가동률이 103.4%라고 밝혔다. 이는 정유사들이 정작 본업인 '정유'부문에서 가동률이 60~90%대를 기록한 것과 비교된다. 1~3분기 S-OIL 가동률은 96.4%, 3분기 SK에너지(SK이노베이션의 정유 자회사) 가동률은 66.5%, 3분기 GS칼텍스 가동률은 92%, 현대오일뱅크 1~3분기 가동률은 92.9%다. 각 사마다 개별분기, 누적분기 등 공시하는 기간의 기준이 다르다. SK에너지는 타 정유사 대비 정유 가동률이 비교적 낮은 이유에 대해 "전략적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위한 고도화 공정만 최대 운영하는 데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COVID-19)로부터 전세계가 경제 회복세를 보였고 이에 따라 이동수단 통행량이 늘어나면서 윤활유 제품 수요가 높아진 것으로 봤다. 이에 더해 우리나라가 그룹 2,3에 해당하는 고품질·고부가 윤활기유 생산에 주력하는 것 역시 국내 4대 정유사로의 수요를 부채질 했다. 고급 제품일수록 내연기관 손상을 줄이고 오염물질 배출이 덜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 상반기에는 특히 미국 텍사스에 한파 영향으로 해당 지역 윤활기유 공장 운영에 차질이 빚어졌다. 또 글로벌 윤활기유 공장들이 정기보수를 거치며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났는데 그 여파가 3분기까지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윤활기유 시장 전반의 수급이 견조해지면서 4대 정유사 전반이 올해 3분기 윤활기유 생산 실적과 수익성 모두 상당히 좋았다"며 "다만 하반기로 갈수록 글로벌 윤활기유 공장들이 가동을 순차적으로 정상화하고 있어 4분기 제품 수익성은 3분기에는 다소 못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